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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움을 적게 타는 편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는데, 

아무래도 수험생 때는 많이 외로웠다. 

유기화학 노트 맨 뒤편에 그 날 공부를 복습한 흔적 옆에 적혀있는 글을 옮겨보기

 


사는 것은 외롭고 사람들은 외로움을 두려워하며 무리를 이룬다. 

나는 외롭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모두 나와 비슷하게 또는 나보다 외로운 것을,

그래서 삼삼오오 모인 것을 알면서도 

그 모인 모습을 보면 거기에 내 자리가 없어 또 외롭다. 

 

나도 나만의 자리가 있었는데, 아무것도 아님이 90퍼센트인 그런 무리 속에 내 자리가

있을 때는 굳이 10퍼센트의 의미를 외면하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밀어내고서는 외롭다.

 

시험은 참 외롭다 

알바도 학교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10퍼센트의 호감으로, 가령 30퍼센트 정도의 싫어함이 있더라도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나누는데

같은 처지가 모여 위로함이 금지된 처지인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일단 수험생, 하나 찾았다.

 

소속에의 욕구 참 무섭네.


 

지금도 아주 뜬금없이 외로울 때가 있다. 

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이룰 때 약간 한 발짝 물러나는 타입인데, 

내가 선택한 것이면서도 가끔 소란함이 한 발치 옆에서 들리면 외롭다고 느낀다.

그치만 바뀌기는 더 싫으니 걍 이런 외로움이랑 같이 사는 거지 뭐...

암튼 저때는 외로워서 진짜 질식할 것 같았음 진짜 미친 짓할 거 같아서 그 범람하는 감정을 노트에 막 풀어내버린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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